미혼남녀 10명 중 6명 이상이 ‘결혼은 사치’라고 느낀 적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컸다. 이들은 경제적 갈등이 있을 경우 ‘자녀 출산’을 가장 먼저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29일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현실 속 결혼’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미혼남녀 61%가 ‘결혼은 사치’라고 느낀 적 있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남성은 50.4%, 여성은 71.6%로 조사됐다. 2014년 동일 설문에서 남성 35.3%, 여성 25.8%가 ‘결혼은 사치’라고 느낀 적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결혼에 대한 미혼남녀의 부담감이 확연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사치라고 느낀 이들은 그 이유로 ‘경제적 이유’(남 83.3%·여 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의 22.9%와 남성의 7.1%가 ‘성격 및 가치관의 이유’를 선택했다. 2014년에는 결혼이 사치라고 느낀 이유로 ‘경제적 이유’(44.7%), ‘결혼 상대의 부재’(38.9%) 등 외부적 요인이 주를 이룬 반면, 최근에는 본인 가치관과 관련된 요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결혼에 관한 가장 사치스런 바람으로 남성은 ‘부부 명의 집 마련’(24.8%)을 택했다. 이어 남성은 ‘대출기관,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18%), ‘자녀 셋 이상 양육’(16.4%)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자녀 셋 이상 양육’(20%)을 가장 사치스런 바람으로 꼽았다. 이어 ‘부부 명의 집 마련’(19.6%), ‘대출기관,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17.2%) 순이었다.
미혼남녀가 부부 2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달 최저 생계비는 평균 241만원이었다. 올해 법원 인정 2인 가족 최저 생계비 185만원보다 56만원이 많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약 243만원, 여성은 약 239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부 간 경제적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한 달 최저생활비는 평균 298만원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약 300만원, 여성은 약 297만원이라 답했다.
제한된 소득 내에서 결혼 생활에 경제적 갈등이 있을 경우 남녀 모두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자녀 출산’(남 42.4%·여 63.2%, 중복응답)이라고 답했다. 2014년에는 ‘자녀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남성은 9.4%, 여성은 15.5%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어 남성은 ‘가족 외 인간관계’(40.8%), ‘본인의 외모 및 스타일’(32%)을 포기한다고 답했다. 여성은 ‘가족 외 인간관계’(33.6%), ‘본인의 내적 자기계발’(26.4%) 순으로 꼽았다.
듀오 마케팅팀 관계자는 “2014년 설문 결과와 비교하면 경제적 문제와 가치관의 이유로 결혼을 사치라 느끼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고, 결혼 생활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으면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이들이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며 “미혼남녀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불안감을 완화할 제도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미혼남녀 총 500명(남성 250명·여성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에 표준오차 ±4.3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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