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4번째 파업? 해도 너무해”…정부·업체·소비자 ‘싸늘’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30일 12시 13분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총파업대회’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2.29/뉴스1 © News1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총파업대회’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2.29/뉴스1 © News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가 28일부터 또다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택배 소비자는 물론, 정부와 업계의 여론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코로나19로 택배의존도가 높아진 연말을 골라 올해 4번째 파업을 단행한 것 자체가 이익단체의 ‘갑질’로 변질됐다는 평가다.

정부도 명분이 약한 택배파업엔 선을 긋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전체 7~8% 수준인 소수노조의 한계만 드러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선 파업업체의 물류차질도 3~5% 수준에 불과한 데다 소핑몰 등 대형 소비자의 선택지도 다양해진 만큼 물류마찰이 빈번한 택배노조 대신 거래처를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올해 4번째 파업 택배노조…소비자 ‘볼모’로 ‘이익단체’ 행보

30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대상으로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미흡과 표준계약서 내 과로유발 합의서 등을 이유로 3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추산으론 이번 파업으로 신규물량 접수를 중단한 대리점을 포함해 배송지연이 예상되는 대리점의 수는 약 92개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전체 대리점 2000개 가운데 4.6% 수준이다. 일평균 950만개의 택배물량 중 파업으로 약 5% 수준인 50만개 택배의 배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경우 줄곧 노사정 협의를 주선했던 정부는 이번 파업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택배근로자의 처우개선보단 이익확대가 중점인 데다, 단일업체의 노사 문제”라며 “정부가 개입하기보다 내부적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올해 4차례나 파업을 단행한 택배노조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택배 노동자의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인상요금 중 처우개선에 쓰고 남은 돈을 자신들의 임금에 보태라고 하는 건데 이미 택배비 인상분의 50%를 보태고 있고, CJ대한통운의 처우는 다른 택배사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8% 소수’택배노조, 내년 대선 앞두고 ‘세 불리기’ 수순

김태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9월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대리점 소장 사망에 대한 전국 택배노조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021.9.2/뉴스1 © News1
김태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9월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대리점 소장 사망에 대한 전국 택배노조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021.9.2/뉴스1 © News1
문제가 된 합의서 중 대리점이 요구하는 주 6일제와 당일배송 원칙 등도 주 60시간 근로기준을 어긋나지 않는 데다, 4차례의 파업 모두 유리할 때는 개인사업자의 입장을, 불리할 때는 특수노동자 입장을 교묘히 줄타기하는 형국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전체 택배기사에 7~8%에 불과한 ‘신생’ 택배노조가 내년 대선 전 ‘입지강화’를 위해 무리한 파업일정을 앞세우는 다른 노조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택배노조의 파업엔 쇼핑몰 등 대규모 물량을 계약한 업체는 물론, 개인 소비자도 크게 분개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택배노조의 갑질 아닌 갑질로 택배 대리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불과 몇 개월이 지났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추석, 설, 연말 등 코로나로 가장 바쁘고 다급한 시기만 골라 파업을 하는 것은 아무리 목적이 정당해도 그 ‘꼼수’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정부가 또 택배노조의 ‘갑질’이나 응석을 받아준다면 신뢰감이 크게 떨어질 것 같다”며 “소비자를 볼모로 삼게 하지 말고, 차라리 택배업을 하는 개인사업자 중 배송차질을 빚을 수 있는 노조 소속 사업자는 구분해 배송 주문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분개했다.

택배업계도 비노조 택배사업자와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 ‘8% 노조’에 비판적이다. 한 택배기사는 “명분도 약하고 이유도 모르겠다”며 “내부적으로도 집행부가 주도해서 투표는 했지만 들러리가 되는 것 같다는 노조원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편 CJ대한통운 측은 배송예정일보다 택배배송이 1~2일 늦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우선 전국 대리점 사장과 가족, 대체인원 등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약 2만3000명이 비상상황에 대응 중이다.

(세종=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