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임기를 한 달가량 앞둔 30일 송년사와 함께 1기 위원장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전했다. 위원회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백신’에 비유하며 새해에도 독립적으로 본연의 역할을 해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이날 김 위원장은 삼성 준법감시위 홈페이지에 올린 송년사에서 “위원회와 회사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어휘는 ‘건강한 긴장관계’다”라며 “위원회는 백신과 같다. 아프기도 하고 싫기도 하겠지만 건강을 위해 맞는 게 좋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1월 준법감시위의 첫 위원장으로 내정된 이래 약 2년간 위원회 1기를 이끌어온 소회도 밝혔다. 특히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발표 당시에 대해 “위원회 권고를 수용하고 누구보다 앞장서 준법 문화 정착을 이끌겠다는 취지였다”며 “TV를 통해 그 장면을 시청했던 기억 또한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초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 선고에 대해 “판결문 한 자 한 자 수차례 정독하면서 위원회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위원회의 소임을 다시 생각해 보았던 일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위원장은 2월 초 임기를 마치고 이찬희 변호사에게 위원장 자리를 넘기게 된다. 김 위원장은 “젊은 변호사 시절 참여연대 활동을 하며 기업 지배구조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꾸준히 관심을 키워온 분”이라며 “회사가 좋은 분을 모셨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송년사를 마무리하며 김 위원장은 “삼성이 건강한 기업으로 세계 속에 더 큰 별로 오래오래 빛나면 좋겠다”며 “그러려면 삼성은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팔아야 하고,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1기 준법감시위는 ‘경영승계’와 ‘노조’, ‘시민사회 소통’ 등을 3대 준법 의제로 정하고 삼성의 준법경영 감시 활동과 후속조치 권고를 해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발표,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직원 시민단체 후원 내역 무단 열람 사과, 삼성피해자공동투쟁 등 시민단체 면담 등의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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