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는 2021년 연초 대비 연말 기준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기업 집단 중 자연인(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0개 그룹 총수 50명이다. 주식평가액 산정 기준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는 물론 비(非)상장사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쥐고 있는 상장사 지분 가치도 조사 범위에 포함했다. 평가액 산출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합산해 올 1월4일과 12월30일 기준 종가를 각각 곱한 값으로 계산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숫자는 38명이다. 이들 38명 그룹 총수의 작년 1월 초 주식평가액은 총 64조5545억원이었고, 12월말에는 64조6028억원으로 1년 새 483억원(0.1%↑)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상위 1~3위 자리가 모두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1월 초 기준으로 보면 9조5747억원으로 서정진 명예회장 다음으로 주식부자 2위였다. 그러다 작년 4월29일에 이건희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단숨에 15조8185원으로 10조원대 주식부자 대열로 단숨에 합류했다.
작년 6월말에도 15조5612억원으로 15조원대 주식가치를 유지했다. 이때도 이 부회장은 국내 주식부자 2위를 했다. 지난해 12월30일에는 14조1900억 원 이상의 주식가치를 보이며 같은 해 4월 말 때보다 1조6000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줄었다. 하지만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8조9206억 원의 주식평가액으로 국내 주식부자 3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작년 6월에 카카오 주식이 1주당 16만9500원까지 올라갈 시점에는 주식평가액이 18조원을 넘어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탈환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연말에는 12조원대로 주식평가액이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보면 국내 주식재산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총수에 꼽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주식가치가 17조7995억원 수준으로 고(故) 이건희 회장 다음으로 주식평가액이 높았다. 그러나 1년 새 주식가치나 40% 넘게 추락하며 서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연말 기준 10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부자 순위도 작년 연초 1위에서 연말 3위로 2계단 후퇴했다.
4위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6168억원), 5위는 최태원 SK 회장(3조2578억원), 6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조 762억원), 7위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2조5911억원), 8위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2조3201억원), 9위는 구광모 LG 회장(2조303억 원), 10위가 조현준 효성 회장(1조1523억원)이었다. 이외 정몽준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 이사장(1조1283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1085억원)도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주식평가액 상승률만 놓고 보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세주 회장의 작년 1월4일 기준 주식가치는 1154억원이었다. 12월30일에는 2114억원으로 최근 1년 새 960억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재산이 최근 1년 새 83.2%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주식가치 상승 배경에는 장 회장이 보유한 동국제강 주식가치가 크게 오른 것이 주효했다. 동국제강 주가는 작년 초 8680원에서 연말에는 1만5900원으로 높아졌다.
정몽진 KCC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최근 1년 새 67%나 상승했다. 작년 1월 초 3281억원에서 12월말에는 5480억원으로 주식재산만 2000억원 넘게 많아졌다. 정몽진 회장의 경우 KCC 주식을 갖고 있다. KCC의 경우 지난해 연초 주가가 19만9000원에서 시작해 연말에 31만5000원으로 크게 올랐고, 정 회장의 보유 주식수도 증가하면서 5000억원대 주식부자 대열에 진입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작년 초 7117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는 1조1523억원으로 작년 한해 61.9%나 주식재산이 불어났다. 주식재산이 크게 증가하며 조 회장은 주식재산 1조 클럽에도 당당히 입성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이 보유한 7개 종목 중 3곳이나 주식가치 상승률이 최근 1년 새 100%를 넘어섰다. 다른 1개 종목도 90% 이상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이순형 세아 회장(61.6%↑)과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52.1%↑)도 작년 연초 대비 연말 주식평가 증가액이 50%를 넘어섰다. 이중 세아 이순형 회장은 작년 초만 해도 699억원 수준의 주식가치를 보였는데 연말에 가서는 1131억원으로 많아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식가치도 작년 연초 2조6600억원 정도에서 연말에는 2조300억원 정도로 6300억원 넘게 주식재산이 쪼그라들었다. 작년 한 해만 23.9% 정도로 주식평가액이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는 ㈜LG 주식가치가 낮아진 게 크게 작용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역시 지난해 초 3조7400억원 수준이던 것이 연말에는 3조700억원 정도로 6700억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감소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작년 한해 주식평가액이 13.6%(1월 초 8073억원→12월말 6976억원) 떨어졌고, 이재현 CJ 회장도 8.8%(1조2156억원→1조1085억원)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의 주식부자 1위는 한동안 삼성 이건희 회장이 독보적으로 유지해왔지만 향후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카카오 김범수 의장,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 세 명이 국내 주식부자 최고 자리를 놓고 치열한 3파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 카카오, 셀트리온 세 개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따라 국내 그룹 총수의 주식부자 순위 판도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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