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화를 비롯해 올해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자산에 부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다르다. 리츠는 부동산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지만 금리 인상의 영향은 실물자산과 다를 수 있다. 금리 상승이 리츠 투자 자금의 확대로 이어져 리츠들의 자산 매입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당이다. 배당이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안정적인지, 배당의 지속 성장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배당수익률이 낮아지는 자산은 다른 우량자산으로 교체하는 작업 등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리츠 주가가 빠르게 상승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수준을 회복했다. 따라서 저평가 매력보다는 배당이 강한 리츠들이 다시 주목받을 시점이 됐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신호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에도 금리 상승기에는 주식시장 내 리츠의 거래 비중이 증가하곤 했다.
미국 리츠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매수 주체다. 상대적으로 투자 기간이 긴 사모펀드나 개별 기업들에 비해 리츠는 업황 변화에 민감해 대응이 빠르다. 이미 2020년 4분기(10∼12월)부터 미국 리츠는 자산 매입 및 신규 개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미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지역별로 인구 유출입 추이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것이다.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기존 대도시는 인구 유출이 많았고 샬럿 피닉스 덴버 댈러스 등 상대적으로 생활 물가 수준이 낮은 도시는 인구 유입이 많았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거주 비용이 낮고 면적이 큰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종식된다고 해도 오피스 근무로의 복귀는 기대보다 더딜 수 있다. 이로 인한 타격은 교외 지역보다 중심지(CBD)에서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CBD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교외를 넘어섰다. 미국 주요 오피스 리츠들은 주로 CBD 내 자산 보유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 내 자산 비중이 높은 리츠를 눈여겨보는 게 좋다. 커즌스 프로퍼티즈(CUZ), 하이우드 프로퍼티(HIW) 등이 대표적이다.
2020∼2021년에는 섹터별로 리츠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면 2022년 이후에는 개별 리츠별로 주가 차별화가 예상된다. 종목별로 세심한 가치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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