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등 잇단 비판에 의사결정 조직 강화해 체질 개선
‘미래센터’에 임원 5명 새로 영입… 계열사간 신사업 조율하고 보완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사진)을 중심으로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성에 나섰다. 계열사들의 자율적인 사업 확대 과정에서 골목상권 침해, 수수료 문제로 비판을 받은 카카오가 본사 의사 결정조직을 강화하는 등 체질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3일 “미래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래이니셔티브센터에 임원 5명을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김 의장과 한게임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미래이니셔티브 공동 센터장으로 선임하고 조직 개편을 준비해 왔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내부에서 미래 10년 사업을 준비하는 조직으로 불린다.
기존에는 김 의장의 신사업 구상을 기획하고 조언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카카오 계열사 간 신사업 전략을 조율하고 직접 투자 전략을 짜는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은 특별한 부서 없이 소수로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 조직과 인력이 대폭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김 의장과 남궁 센터장을 중심으로 ‘신사업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셈이다.
새로 합류한 임원들은 모두 카카오의 콘텐츠·투자 계열사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았다. 센터의 재무 지원 조직을 총괄하는 김기홍 부사장은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게임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센터의 전략지원실을 맡은 신민균 부사장은 전 카카오벤처스 공동대표로 카카오의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해 왔다. 경영지원실을 맡은 조한상 부사장은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의 창업자다. 그동안 카카오의 각 계열사는 자율 경영 원칙 속에서 본격적으로 수익 확대 전략에 나섰다가 지난해 큰 역풍을 맞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 수수료 인상과 와이어트(카카오헤어샵) 등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김 의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세 차례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이에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자회사들이 내던 수익을 대체할 그룹 공통의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사정에 밝은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각 계열사가 중구난방으로 추진하는 신사업을 조율하고 때로는 보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안팎에선 미래이니셔티브센터가 메타버스를 포함한 가상현실 콘텐츠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픽코마, 크러스트 등 여러 계열사에서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미래 신사업을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남궁 센터장도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메타버스 등) 가상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과 현실세계에서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지금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