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조직, 국내외로 이원화
상반기 중 영국 법인 설립하기로
“만두-치킨-김 수출전략제품 육성
비비고 브랜드로 연매출 3조 목표”
CJ제일제당이 ‘K푸드’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만두, 치킨, 김 등을 수출 전략 제품으로 육성함으로써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로 연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4일 CJ제일제당은 본사 조직을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 식품사업으로 이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HQ는 마케팅과 연구개발(R&D), 생산 등 국내와 해외 전 지역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글로벌 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하고 만두, 치킨, 김, 김치, K소스, 가공밥 등 6대 글로벌 전략 제품(GSP)을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영업 등은 식품한국총괄이 별도로 맡는다.
이번 조직 개편은 최근 비중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K콘텐츠’ 붐 등을 타고 한식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 수출액(1∼11월)은 44억28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도 지난해 45% 수준에서 2023년에는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올해 상반기(1∼6월) 중 영국 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유럽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조 원으로 2015년부터 매년 3.9% 성장 중이지만 K푸드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다. 비비고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4200억 원, 1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유럽 매출은 1000억 원이 안 된다. CJ제일제당 측은 “유럽 최대 간편식 시장이자 K푸드 가공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영국에서의 성과가 유럽 전역에 낙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별 맞춤형 전략도 세분화한다. 단일 품목으로 1조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비비고 만두’는 브랜드 대형화에 집중하는 한편 김치와 K소스 등은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지화에 공들일 예정이다. 동유럽에서는 대형마트 안에 ‘숍인숍(shop-in-shop·가게 속의 가게)’ 형태의 ‘비비고 투고’ 매장을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루마니아 카르푸 매장에 비비고 투고 1호점을 열어 만두, 치킨 등을 활용한 메뉴 20종을 선보였다.
중국에서는 만두와 치킨, 상온 가정간편식(HMR) 등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구매가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채널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과일발효초 ‘미초’와 비비고의 소비자 접점을 더 늘려 브랜드를 키우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생산기지를 통해 동남아 호주 등의 국가로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을 계기로 해외 사업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 종합식품회사의 비전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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