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 보험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누적적자가 상당하다며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고 감소로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4년만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8~80%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가 80.1%, 현대해상 80.5%, DB손보 78.9%, KB손보 80.2%다.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전체 자동차보험의 85%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3%로 여겨진다. 2017년 업계 평균 80.9%의 손해율을 기록해 손보사 전체에서 266억원의 흑자가 난 사례가 있다. 그만큼 4대 손보사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료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보험서비스류’ 항목에 자동차보험료 지표가 따로 있을 만큼, 물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에 요율 등이 보수적으로 운용된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해 보험사들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진 않지만, 합리적인 수준의 보험료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보험사가들이 흑자를 보고 있고, 코로나19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 의무보험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보험료 수준이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보험 보험료율은 실손보험처럼 당국과 업계가 구체적으로 논의해 발표하는 사안이 아니다”며 “시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인 만큼 실손보험보다 보험요율 산정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업계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실손보험의 인상율을 8.9~16%로 결정, 지난해 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렸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냈더라도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흑자일 뿐, 실질적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된 것이 아닌만큼 보험료 인하는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타 중소사들의 손해율이 좋지 않다는 점, 지난 3년간 누적적자가 2조7000억원, 10년으로 확대하면 누적적자가 9조 수준이라는 점, 지난달 1일부터 적용된 자동차 시간당 공임비 4.5% 인상 영향 등을 내세우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재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잠깐 적자가 완화됐다. 사고 건수가 줄어 일시적으로 손해율이 좋아졌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실손보험이랑 묶어 요율 정책을 보려 하는데 실손보험과 협의 라인 자체가 다르다. 자동차보험 협의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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