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 증시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과 공모금액은 모두 역대급 성적을 보였다.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기업공개(IPO) 대어만 11개나 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이후 공모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개인들에게 배정된 공모 물량 한도가 상향 조정됐고, 균등배정 방식 등이 도입되면서 개인들의 공모주 투자가 이전보다 유리해졌다.
지난해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규모도 잇따라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 원)는 앞서 가장 많은 증거금을 모았던 카카오게임즈(58조5000억 원)의 기록을 넘어섰고, 이어 불과 2개월 만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80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다시 한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하반기(7∼12월) 들어 국내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도 상장주는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해 상장 종목의 약 90%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이들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0%에 이른다. 가상현실(AR), 메타버스, 플랫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향후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테마가 특히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IPO와 맞물려 시너지를 낸 것이다.
올해도 공모주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 때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은데, 올해도 IPO 대어들이 대거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총이 높으면 상장 직후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상장 종목이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 연속으로 시총 상위 50위 이내에 들면 해당 지수에 편입할 수 있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 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이 유입된다.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킹하는 기관투자가 등의 자금이 들어와 향후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증시 상장이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는 기업은 13개에 이른다. 공모주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보다도 많다. 시총 10조 원 이상의 IPO 초대어도 5개다. 특히 이달 말 증시에 입성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최소 70조 원 수준이 예상된다.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르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종목이 증시에 입성하면 기관이나 외국인투자가가 운용 중인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곤 한다. 이때 비슷한 산업군에 속하는 종목의 비중을 조정할 때가 많다. 공모주 관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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