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설 특수기 총력투쟁” 파업수위 높여… 고객피해 커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CJ대한통운지부 파업 장기화 조짐… 고객들 “배송에 3, 4일 걸려” 항의
파업 참여 많은 곳 배송차질 불가피… 국토부, 이번주 사업장 불시점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택배노조가 단식 및 상경 투쟁도 예고했기 때문에 파업에 따른 고객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액세서리 소매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 A 씨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고객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A 씨는 “하루면 배송되던 물건이 3, 4일이나 걸린다”며 “물건 배송이 늦어지면서 항의는 물론이고 주문 취소를 요구하는 고객 전화가 빗발친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송이라도 되면 다행”이라며 “물건이 택배 터미널에서 묶여 있거나 심지어 어디에 있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A 씨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파업 지역 현황을 살펴보면서 택배 배송 불가 지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이용해 개별 택배를 보낸 서모 씨는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에서 중고 휴대전화를 보냈는데 29일 경기 이천의 대리점에 도착한 뒤 물건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고객센터에 전화해도 문의량이 많은지 연결이 안 된다”고 했다. 서 씨의 물건을 받은 택배기사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택배 배송은 물론이고 반송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지난해 말부터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과 당일 배송 등의 조건을 담은 계약서 철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16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체 택배기사의 3% 정도에 불과해 전국적인 물류 대란이 발생하진 않고 있지만 파업 참가자들이 많은 경기 동남부와 서북부, 경남 등 지역에서의 배송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임시 택배 인력 투입과 함께 노조원이 집중된 지역에 대한 신규 물량 접수를 중단하면서 배송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파업 수위를 계속 높여 가고 있다. 11일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설 특수기 총력투쟁’을 경고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14일까지 노사 대화가 불발되면 단식 투쟁에 이어 18일 전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최근 우체국 측에도 분류인력 투입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적 합의를 빨리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우체국 노조)와 함께 투쟁 전선을 넓히기 위해 우체국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주 국토부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부처 합동 조사단을 꾸려 전국 택배사업장 불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사 결과가 무엇이든 그걸 또 문제 삼아 파업에 이용하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설 특수기에는 물량이 20∼30% 더 늘어나는데 파업에 참가하는 택배기사 수가 한정적이라고 해도 부분적인 배송 차질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택배노조#택배파업#설연휴 택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