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남부내륙철도사업 확정
성주-합천-진주-고성 등 정차
경제성 부족에 예타 면제해 추진
국비 4.8조 투입 대선앞 발표 논란
2027년 경북 김천시와 경남 거제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돼 서울∼거제를 고속철도(KTX)를 타고 2시간대에 오갈 수 있게 된다. 사업성은 낮지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김천에서 거제까지 단선철도 177.9km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국비 4조8015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국가균형발전 사업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남부내륙철도는 고속철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영남 서부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역점 사업이었다.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수도권에서 출발한 KTX와 수서고속철도(SRT)가 경부고속철도를 거쳐 김천역에서 거제까지 운행한다. 이에 따라 서울역에서 거제까지 2시간 54분 걸린다. 그동안 서울에서 거제를 가려면 차로 4시간 반 이상 가거나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갈아타야 했다. 또 이번에 진주역에서 경전선을 활용해 마산역까지 운행되는 노선도 생기면서 서울에서 마산까지 이동시간도 2시간 49분으로 단축된다.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 성주, 경남 합천, 진주, 고성, 통영, 거제, 마산역 등에 정차한다. 국토부는 향후 광주∼대구 철도(달빛내륙철도) 사업이 본격화되면 남부내륙철도와 환승할 수 있게 경남에 해인사역(가칭)을 설치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약 12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만7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며 “인구 유입, 지역산업 발전 등 수도권과의 격차를 해소하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사업의 경제성을 놓고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7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남부내륙철도 건설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B/C·비용 대비 편익)은 0.72에 그쳤다. 이 수치가 1을 못 넘으면 경제성이 낮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23개 사업을 발표하며 이 사업을 포함시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 미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선이라는) 정치적 일정을 앞둔 시점에 기본계획이 고시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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