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전 미리 팔자’ 오스템임플란트 펀드 환매 늘었다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13일 06시 11분


경찰이 12일 회삿돈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2.1.12/뉴스1 © News1
경찰이 12일 회삿돈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2.1.12/뉴스1 © News1
상장사 사상 최대인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터진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공모펀드와 상장주식펀드(ETF)가 총 10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당 펀드를 미리 환매해 손실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아직 환매하지 않은 보유자들에게 오스템임플란트로 인한 손실이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앞다퉈 펀드를 내다 파는 ‘펀드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중이 높은 ETF와 공모펀드에 대한 선환매가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편입하고 있는 A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총 236억원 감소했다. A펀드는 총 자산이 1000억원 규모인 펀드로 코스닥 성장종목을 주로 담고 있다.

헬스케어 관련 펀드로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중이 비교적 높은 B펀드와 C펀드 설정액도 올해 들어 각각 53억원, 16억원 줄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는 거래재개(혹은 상장폐지)되기 전, 지금 미리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투자정보’처럼 공유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 횡령사실을 공시했고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판단을 위해 현재 거래를 중단시킨 상태다. 따라서 명목상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12월30일 종가인 14만2700원이다.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적격성 심사에 돌입한다면 거래정지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고 설령 곧바로 거래정지가 풀려 오는 24일 이후 거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회사의 신뢰도가 크게 무너진 이상 연속 하한가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가 정지돼 있는 현 주가가 오히려 ‘펀드 손절’에는 적기라면서 펀드를 미리 팔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는 거래가 재개돼 하한가를 맞거나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가 된다면 펀드 자체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관련 펀드를 선환매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아직 해당 펀드를 환매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손실이 전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 일부는 기관의 순매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은행과 증권사들은 관련 펀드의 신규판매와 추가 증액을 중단한 상태인데도 펀드 판매액이 증가하는 것은 개인의 ‘환매’가 기관의 매수로 잡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인이 펀드 환매를 요청하면 금융회사는 기계적으로 환매를 해줘야 하는데, 이게 수급으로 보면 기관, 특히 금융투자기관의 ‘매수’로 잡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선환매가 이뤄지면서 손실이 전가되는 부분, 펀드런 우려 등도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면서 “공모펀드가 아닌 투자자가 직접 사고파는 ETF의 경우 LP(유동성 공급자)들이 이미 오스템임플란트의 연속 하한가 상황을 반영해 종전보다 하락한 호가를 제출하면서 손실을 선반영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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