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로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만에 전월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2금융권까지 아우른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2000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월간 증가폭으로는 가장 적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06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대형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의 영향으로 1조6000억원 감소했던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를 제외하면 2014년 1월 2조2000억원 감소한 게 마지막이다.
한은 관계자는 “12월에는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가 이어졌고 연말 상여금 유입도 이뤄졌으며 주택매매 거래량 둔화로 주택담보대출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대출금리 상승 효과도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와 기타대출로 구성되는데,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78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늘었다. 2018년 2월(1조8000억원) 이후 3년 10개월만의 최저치다.
이로써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7월(6조원) 이후 8월(5조8000억원), 9월(5조6000억원), 10월(4조7000억원), 11월(2조4000억원), 12월(2조원)에 걸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세 관련 자금 수요는 이어졌지만 주택매매 거래 둔화와 집단대출 취급 감소 영향이 컸다. 은행 전세자금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8월 2조8000억원 → 9월 2조5000억원 → 10월 2조2000억원 → 11월 1조7000억원 → 12월 1조8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지난 7월 5만9000호 → 8월 5만6000호 → 9월 4만5000호 → 10월 4만3000호 → 11월 3만호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12월 말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8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전월 대비 증가액을 살펴보면 8월 3000억원에서 9월 8000억원으로 늘었다가 10월과 11월 모두 5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이어 12월 2조2000억원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065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줄었다. 매년 12월 기준 감소폭을 따져보면 2014년 -2조1000억원 이후 두번째로 작은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통상 12월에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매년 12월을 놓고 볼 때 지난달에는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을 붙였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9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86조4000억원으로 1조원 줄었으며,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에 비해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아우른 전(全)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중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으로 놓고 볼 때 202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의 증가폭인 5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오름세가 크게 둔화했다.
전년동월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7.1%를 나타냈다. 지난해 7월 10.0%, 8월 9.5%, 9월 9.2%, 10월 8.6%, 11월 7.7%에 이어 12월 7.1%로 하향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중 주담대는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2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의 증가폭인 3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줄어든 규모다.
기타대출은 12월 중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연말 성과급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 축소와 여전사 카드대출 축소 등의 영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금융당국은 최근 2년간 급증한 가계부채(220조원)가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지속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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