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3일 정치권까지 번진 ‘멸공’ 논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전날 노조까지 나서 ‘오너 리스크’에 불안감을 호소하자 결국 고개를 숙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와 함께 전날 이마트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관련 기사를 첨부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5일 붉은색 지갑을 손에 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난공산당이싫어요’라는 해시태그를 적어 공산당을 처음 언급했다. 이후에도 ‘반공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 ‘난 콩(공산당 지칭) 상당히 싫다’ 등 공산당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정 부회장이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고 올린 게시물이 인스타그램 측에 의해 삭제됐다. 정 부회장은 “멸공 단어가 포함된 이전 게시물이 40여 개가 되고, ‘멸공’ 관련 다른 사용자들의 글이 1000여 건이나 되는데, 왜 특정 게시물만 지워진 것이냐”며 반발하자 게시물이 복구되는 해프닝이 일었다.
이같은 멸공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 등을 구매했다고 인증하면서다. 이후 나경원 전 의원이 멸치와 약콩을 사며 장을 보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멸치와 콩 등의 반찬이 곁들인 식사 사진을 공개하면서 멸공 릴레이가 펼쳐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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