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노조 성명서가 자신의 언행에 대해 우려를 표한지 하루 만에 “저의 부족함”이라며 사과했다.
정 부회장은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 이마트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기사를 올리며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썼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한 발언에 대해 본인의 경험과 소회를 푸는 ‘표현의 자유’ 영역임을 강조해왔다. ‘멸공 논란’이 번졌을 때도 “사업가로서,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가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자 고객과 임직원들에게 미칠 영향이 표현의 자유보다 더 우위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이마트 노조가 임금이나 처우개선을 위해 성명서를 발표한 적은 있으나 정 부회장의 게시글을 콕 집어 우려를 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노총 소속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멸공도 좋지만 본인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사과 등 연이은 입장 표명으로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멸공 논란에 출렁였던 신세계 주가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41%) 오른 2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멸공 논란이 극에 달했던 10일 종가 대비 1만4500원(0.62%) 올랐다. 같은날 13만3000원까지 떨어졌던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13일 3500원(2.63%) 오른 13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