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유럽연합(EU)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을 다시 찾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사의 기업결합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EU는 “합병된 회사는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며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분야에서 경쟁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결합을 심사한 국가 가운데 한 곳이라도 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기업결합은 불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대우조선해양이 1999년 워크아웃으로 사실상 공기업이 된 지 20년 만에 새 주인 후보를 찾은 순간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같은 해 6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은 승인을 내줬으나 한국, 일본, EU는 심사를 미뤘다. 이 중 EU가 이날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발표 이후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불복하더라도 승소가 불투명하고 시간도 걸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EU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유감스럽다”며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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