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의 경매 따라잡기]종잣돈 3000만원으로 3억 만들기 도전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4일 03시 00분


종잣돈 순환 성공이 핵심 포인트, 낙찰뒤 투자금 오래 묶이면 곤란
매매가-전세가 거의 같은 지역 임대수요 많아 자금 회수 유리
3번 반복한 의뢰인, 자산 급등
공시가 1억 미만 주택들 고르면 다주택자라도 취득세 1.1% 그쳐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최근 필자의 지인인 K 씨가 상담을 요청해 왔다. 여기저기서 융통해 종잣돈 3000만 원을 겨우 마련했는데, 어떻게 하면 최적의 경매 투자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였다.

실상 300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부동산은 그리 많지 않다. 낡고 오래된 빌라나 상권이 무너진 오픈 상가 정도나 낙찰받을 수 있는 소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매투자의 속성을 알고 ‘레버리지’를 제대로 활용할 줄만 알면 3000만 원도 충분한 종잣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K 씨에게 ‘종잣돈 3000만 원으로 2년 내에 순자산 3억 원 만들기’에 도전해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일명 ‘3억 원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핵심은 바로 종잣돈의 순환이었다. 낙찰은 받았지만 종잣돈이 오래 묶인다면 더 이상 투자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갭투자’보다는 이른바 ‘무피’ 혹은 ‘플피’ 투자를 해내야 했다. 무피 투자는 투자금이 묶이지 않는 투자를, 플피 투자는 투자를 할수록 오히려 종잣돈이 불어나는 투자를 일컫는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경매투자의 속성만 알면 의의로 간단하다.

전통적으로 전세가가 매매가와 딱 붙어있는 지역이 있다. 이러한 곳은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보니 매매가 상승은 더뎌도 매년 전세가는 꾸준히 오른다. 전세가보다 낮게 낙찰받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인테리어를 한 뒤 높게 전세를 놓는 방식을 K 씨에게 제안했다. 낙찰대금 납부는 이율이 다소 높더라도 P2P 대출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 씨는 충남 천안시 소재 구축 아파트를 첫 번째 물건으로 낙찰받았다. 대항력 있는 세입자가 임차권등기까지 해놓고 나간 터라 권리분석이 복잡한 물건이었다. 1억500만 원에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공실이다 보니 쉽게 명도를 마치고 곧바로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1억1700만 원에 전세를 놓았다. 비용을 따져 보니 거의 돈이 묶이지 않는 무피 투자가 이루어졌다. 종잣돈이 회수되자, 두 번째 물건으로 경기 안성의 아파트를 공매로 낙찰받았다. 회사 기숙사로 활용되고 있어 명도가 어려울 듯했지만, 사정을 아는 인근 공인중개사의 도움으로 쉽게 명도를 마쳤다. 1억 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낙찰받아 1억1700만 원에 전세를 놓으니 오히려 투자금이 불어났다.

세 번째 물건으로 역시 안성에 위치한 신축 빌라에 응찰했다. 신탁사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된 신탁사 공매물건이었다. 신탁사 공매는 경쟁률이 낮아 그만큼 더 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엘리베이터까지 구비된 빌라를 1억 원 정도에 낙찰을 받았다. 한 번도 입주자가 없었던 신축 빌라이다 보니 인테리어도 필요 없었다.

연이은 낙찰로 K 씨는 다주택자가 되었지만, 중과 제외 대상인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주택에만 응찰했기 때문에 취득세는 1.1%에 불과했다. 워낙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 1억3000만 원에 곧바로 전세가 나갔다.

K 씨는 3억 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0개월여 만에 종잣돈이 8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낙찰 물건의 가격 또한 꾸준히 상승해서 순자산은 1억2000만 원이 늘었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 투자를 이어나간다면 K 씨의 종잣돈은 계속해서 불어날 것이고, 순자산 역시 무난히 3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종잣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한다는 말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종잣돈 3000만원#3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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