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 6%,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최고금리 5% 시대에 다가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부담은 연간 2조9000억원 증가한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75%에 달해 금리인상기를 맞은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말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가 올랐으니 5개월만에 연간 기준으로 9조원 가량 이자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 기준 연 3.57~5.07%이며 혼합형(고정금리) 기준으론 3.75~5.51%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최고금리 기준 주담대 금리는 조만간 6%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선 올해 한국은행이 총 2~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권 가계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등 준거금리에 은행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은행채 5년물에 연동된 주담대 혼합형 금리 상단은 현재 연 5.51%로 이날 포함 올해 기준금리가 두차례 이상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연 6%를 넘어서게 된다. 5%대 초반인 변동형 주담대도 6%에 근접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금리 인상, 은행권 수신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담대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는 사상 최대치인 0.26%p 상승한 바 있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연 5%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44~4.73%, 전세자금대출(신규코픽스 기준)은 3.39~4.79%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2금융권 대출 금리도 따라 오른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예·적금 등 수신액을 재원으로 삼아 대출을 공급하기 때문에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한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 상승폭 정도로 수신금리를 올리는데, 2금융권 금융회사들은 재원 확보 차원에서 은행보다 수신금리를 더 올리곤 한다. 카드사나 캐피탈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시장금리에 연동된 여신전문금융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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