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해내 연 1.75% 또는 2.00%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어느선까지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최고금리가 조만간 6%를 넘어서고, 올해내 7%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것도 시장금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p) 올렸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 기준 연 3.57~5.07%이며 혼합형(고정금리) 기준으론 3.75~5.51%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3.44~4.73%로 집게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최고금리 기준 주담대 금리는 조만간 6%, 신용대출 금리는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선 올해 한국은행이 최소한 1~2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권 가계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등 준거금리에 은행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은행채 5년물에 연동된 주담대 혼합형 금리 상단은 현재 연 5.51%다. 단순 계산으로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해 두차례 인상이 단행되면 6%를 넘게 된다. 5%대 초반인 변동형 주담대도 6%에 근접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금리 인상, 은행권 수신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담대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는 사상 최대치인 0.26%p 상승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0.25%p 인상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1.5%가 된다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며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연말까지 주담대 최고 금리가 7%, 신용대출은 6%대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외에 시장금리를 밀어올릴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요인이 미국의 기준금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최대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고채 10년물 금리와 미 국채 10년물 금리 간 상관 계수는 0.83로 나타났다. 미국의 시장금리가 오르면 한국의 시장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시장금리가 오르면 한국 시장금리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계없이 상승한다”며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테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은 시장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상승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헀다.
정부와 여당이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을 논의 중이라는 점도 시장금리를 올리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는 166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20조3000억원 줄었지만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할 경우 3년물 등 단기 시장금리가 오를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시장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정부가 추경을 논의하고 있는데, 이 또한 금리 인상 압력을 만들어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상위 10~30% “주담대 금리 5% 넘으면 주택 구매 안해”…‘빚투’ 종식?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지난말 대비 총 2조9000억원, 1인당 평균 15만원 증가한다. 지난해 8월말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가 올랐으니 5개월만에 연간 기준으로 8조7000억원, 1인당 45만원 가량 이자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빚투’와 ‘영끌’ 현상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센터장은 “‘영끌’과 ‘빚투’는 앞으로도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에서 시작됐는데, 현 시점에서 그 기대는 상당히 줄었다고 본다”며 “빚투와 영끌은 더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시장이 과열되면서 ‘버블’이 커졌는데, 앞으로는 빠른 속도로 버블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해 9월 소득 상위 10~30%에 해당하는 대중부유층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의 55.6%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에 도달하면 주택 구매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5% 도달 시 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78.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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