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 초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대어급 중 역대 최고의 기관 의무보유 확약 제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IPO 시장 대어들의 상장 후 주가는 ‘일정기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 제시율에 따라 갈렸다는 점에서 상장 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LG엔솔의 증권신고서 정정 공시를 보면 총 472억9632만주의 기관 주문수량 중 366억129만주(77.4%)가 의무보유 확약을 약속했다. 기관 주문 1988건 중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한 주문은 1324건(66.5%)에 달했다.
LG엔솔의 의무보유 확약 제시 비율은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의 ‘IPO 대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전에는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페이(70.4%)가 가장 높았다. 의무보유 확약 기간별로 보면 6개월 확약을 제시한 수량이 34%로 가장 많았고 3개월(26%), 15일(15.3%), 1개월(1.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IPO 대어들의 상장 후 주가 추이를 보면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제시율이 높은 종목일 수록 주가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의무보유 확약 제시율이 70.4%로 가장 높았던 카카오페이의 공모가 대비 상장 한달 후 수익률도 100.87%에 달했다. 최근 성장주 약세 영향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했지만 59.4%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제시율이 63.2%로 절반을 넘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 한달 후 수익률은 50%에 달했으며 현재도 43.3%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제시율이 59.92%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재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207%에 달한다. 상장 한달 후 수익률도 116%로 높았다.
의무보유 확약 제시율이 53.09%로 절반을 넘었던 현대중공업도 상장 한달 후 6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76.67%로 더 높아졌다.
반면 의무보유 확약 제시율이 22.05%로 낮았던 크래프톤 주가는 상장 한달후 오히려 10.2% 떨어졌다. 현재도 -31%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제시율이 9.3%에 그쳤던 롯데렌탈도 상장 1개월 수익률 -25.68%, 현재는 -37.3%로 손실 구간에 머물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하는 것은 그만큼 향후 기업의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관 확약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상장 이후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수급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LG엔솔 역시 시가총액은 거대하지만 높은 최대주주 지분율과 기관 보호 예수율 등 수급 측면에서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LG화학과 우리사주의 합산 지분율은 85.5%로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은 14.5% 이하가 되며, 이에 더해 기관 배정 물량 중 보호예수 물량까지 감안한다면 14.5%보다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며 “유통 가능 물량이 상당히 적다는 점, 그리고 상장 후 각종 지수 편입이 확실시 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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