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27%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을 웃돈다. 산업용, 인프라 등 신경제 부문 리츠가 미국 전체 리츠 시가총액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리츠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주춤했던 부동산 개발 및 대면 활동이 재개돼 임대 건물 등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다는 점도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미국 리츠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1000억 달러의 거래가 이뤄졌다.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리츠 시장의 M&A는 크게 네 가지 특징을 띤다.
우선 정보기술(IT) 전산망 등을 모아두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M&A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 거대 5개 데이터센터 리츠 중 2개가 사모펀드에 인수됐다. 둘째,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른 섹터 리츠 간의 M&A가 늘었다. 예컨대 기지국을 뜻하는 셀타워 리츠인 ‘아메리칸 타워’가 데이터센터 리츠인 ‘코어사이트 리츠’를 사들여 복합형 리츠로 거듭났다. 셋째, 위기를 겪으면서 동종 산업 간 M&A도 늘었다. 위험을 분산하고 ‘규모의 경제’를 살려 자금 조달 등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임대 수익이 다소 안정화됐다는 점이다.
올해도 M&A는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기 회복,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 분산까지 더해져 미국 리츠는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리츠의 임대 및 배당 수익은 금리 인상 시점보다 늦게 변하는 후행 지표로 분류된다. 금리가 당장 올라도 향후 배당금이나 임대 수익 등을 조정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자 비용이나 임대료 인상 능력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리츠 투자에 나서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리츠 투자로 크게 두 가지를 추천한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성장형 리츠와 금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리츠다. 특히 셀타워, 데이터센터 리츠 등은 5세대(5G) 통신 확대를 기반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리츠는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다만 향후 금리 상승이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면 미국 리츠 역시 조달금리 등 이자 부담이 증가해 수익률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임대료를 비교적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리츠 투자가 유망하다. 금리가 인상돼도 임대료 등을 올려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섹터로는 임대주택 등을 담는 리츠가 있다. 이 밖에 주택 리츠도 금리 상황보다는 인구구조와 주택 수요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눈여겨보면 좋은 상품이다.
미국 리츠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선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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