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아가 모하비 연식변경 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불만사항으로 제기됐던 승차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7일 모하비의 연식변경 모델 ‘더 2023 모하비’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모하비는 지난 2008년 출시 당시 국산 SUV 중 유일하게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각별한 관심을 두고 개발한 차량으로, ‘정의선의 차’라고 불리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생산하는 차량 중 유일하게 바디 온 프레임 타입 SUV인 모하비는 2008년 출시 이후 2번의 변화를 겪었다. 2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겪으면서 배기가스 규제 유로6을 충족시켰고, 편의·안전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하지만 판매량은 주춤했다.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 이전까지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것은 2014년(1만581대)가 유일하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2016년(1만5059대), 2017년(1만5205대) 2년 연속 1만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2018년(7837대), 2019년(9238대)에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9년에는 풀체인지(완전변경)급으로 페이스리프트된 모하비의 본격적인 판매로 9~12월 4개월 동안 7252대가 판매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모하비는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2020년 역대 최다 판매량인 1만9598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4.54% 감소한 1만869대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캠핑이나 차박(차+숙박)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대형 SUV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현대차가 생산하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2018년 12월 본격적인 판매 시작 이후 3년 만에 누적판매량 17만1336대를 기록하며 대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모하비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14만2059대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연식변경 모델 출시가 반전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모하비는 승차감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잔진동을 걸러내지 못하고, 뒷좌석은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유로6 대응을 위해 에어서스펜션을 삭제하고, 요소수 탱크를 설치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은 주요 부품을 개선해 승차감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모하비에 바디(차체)와 프레임(골격)을 연결하는 ‘샤시 프레임 마운트’의 강성을 높이고, 노면 충격과 진동 완화를 위해 서스펜션에 성능이 향상된 쇽업소버(shock absorber)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바디와 서스펜션의 일체감을 최적화해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의무 적용되는 디젤차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OBD) 시험 기준의 강화 요건도 만족할 수 있도록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추가했다. 이와 함께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2열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애프터 블로우 등 편의·안전사양을 기본화했다.
올해 대형 SUV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수입차 브랜드도 대형 SUV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GM은 최근 타호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지프는 그랜드체로키 L을 출시했다. 포드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익스페디션 페이스리프트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모하비 연식변경 모델에서 차량 전면부와 스티어링 휠 등에 모하비 독자 엠블럼 대신 신규 기아 엠블럼을 적용했다.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로 이어지는 RV 라인업에 브랜드 정체성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모하비는 뛰어난 동력성능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갖춘 최고의 프리미엄 대형 SUV”라며 “고객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상품성을 강화한 모하비로 대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