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들이 치솟는 배달비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강추위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포장 주문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함께 주문할 이른바 ‘파티원’ 구하기 등 배달비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나선 것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올해 1월 1~11일까지 포장 주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0배나 폭증했다. 포장 주문은 앱에서 음식 포장을 미리 주문·결제하고 예약한 시간에 매장에 들러 가져가는 서비스다. 보통 퇴근길에 주문한 뒤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치솟는 배달비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치킨 한 마리 시키는데 배달료로 4000원 받더라”, “5000원 이상의 배달료를 받는 곳도 많다” 등의 불만이 올라왔다. 이달 들어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대행료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배달팁’이 상승한 것이다.
한 이용자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데, 배달비만 계산해보니 한 달에 많게는 7만 원까지도 나가더라. 배달음식을 끊기는 어려울 것 같고 되도록 포장해올 생각”이라고 했다. “일단 (배달) 앱을 삭제한 뒤 딱 한 달이라도 배달음식을 끊어볼 것”이라고 말한 이용자도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미래행정혁신연구실이 지난달 10월 알앤알컨설팅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2115명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3.2%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배달료 최대 금액으로 ‘1000원 이상~1500원 미만’을 가장 많이 꼽았다. ‘1500원 이상~2000원 미만’(22.3%)이 뒤를 이었다. 1000원 미만(13.2%), 지불의향 없음(10.6%) 등도 있다. 약 70%의 응답자가 배달료 적정가로 2000원 미만을 생각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배달비를 아끼는 노하우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 아파트는 단톡방으로 치킨이나 커피 시킬 때 뭉쳐서 시킨다. 배달오면 여러 집에서 한 사람씩 나와서 자기 메뉴 가져가고 배달비는 나눠서 낸다”는 글을 공유했다. 신축 아파트 등에서 입주민끼리 개설한 오픈카톡방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도 이같은 방법을 반겼다.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한 업주는 “업주 입장에서 계산금액은 커지고 배달부담액은 적어지니 좋다. (이 방법으로 배달하는 것이) 유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또 다른 이도 “건당 부담액으로 내니 여러 건보다는 크게 한 건이 더 좋다. 이 방법을 널리 공유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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