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양자컴퓨터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1일 03시 00분


김정상 듀크대 교수 등이 설립한 美스타트업 ‘아이온큐’와 협업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배 빨라… 고효율 리튬배터리 연구 박차

현대자동차가 미국 양자컴퓨터 업체인 아이온큐와 손잡고 효율성과 안정성이 높아진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현존 최고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수백만 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잡한 분자구조와 화학 반응을 계산하는 양자(量子) 단위 시뮬레이션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배터리 소재나 신약 개발, 우주항공 등의 분야에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할 미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일본 도요타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고효율 배터리 개발과 제조 공정 개선 등을 위해 양자컴퓨터 전문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현대차의 파트너로 선택된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먼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2015년 설립한 곳이다. 극저온이 아닌 상온에서도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순수 양자컴퓨터 개발업체로는 처음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정도로 촉망받는 곳이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는 리튬산화물의 구조와 에너지를 시뮬레이션하는 ‘배터리 화학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이 모델은 리튬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 효율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동화가 대세가 되면서부터 완성차 업체가 양자컴퓨터를 도입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8년 11월 독일 폭스바겐은 캐나다 디웨이브와 협력해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교통 최적화 기술을 발표했다. 주변 차량 대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최적화 경로를 찾아주는 기술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는 각각 IBM과 일본 민관협의회에 참가해 배터리 신소재를 찾는 연구에 돌입했다.

최근 연구개발(R&D) 조직의 무게 중심을 내연기관 엔진에서 전동화 개발로 개편한 현대차 또한 같은 맥락에서 양자컴퓨터 활용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태원 현대차 기초소재연구센터장은 “양자컴퓨터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양자컴퓨터#차세대 배터리#리튬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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