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편의점 업계 5위 업체인 미니스톱을 품고 CU·GS25·세븐일레븐의 ‘편의점 3강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한국미니스톱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 총 인수 가격은 3133억 원(508만 주)으로 다음달 28일 주식을 취득하는 조건이다.
롯데는 이번 인수로 전국 편의점 점포 수를 라이벌인 GS25, CU와 비슷한 규모로 키울 수 있게 됐다.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1만1173개)과 한국미니스톱(2620개)을 합친 점포 수는 1만3793개(지난해 기준)다. 각각 1만5000여개 수준인 GS25, CU와의 격차가 2000개 안팎으로 좁혀지게 된다. 4위인 이마트24(5800여개)와의 격차도 더 벌릴 수 있게 된다.
롯데가 이번에 미니스톱을 인수하는 것은 점포 수가 많을수록 납품 업체와의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미니스톱은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매물’이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편의점 숫자는 4만8000개로 인구 대비 점포 밀도(1070명당 1개)가 ‘편의점 왕국’인 일본(2250명당 1개)보다 두 배 이상 촘촘하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편의점 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편의점간 ‘근접 출점’을 막아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담배판매점 간 거리를 50~100m로 정한 것에 근거해 편의점 위치 간 거리 규정을 둔 것. 이에 따라 편의점들이 덩치를 키우려면 신규 출점보다는 경쟁사와 가맹계약을 마친 점포를 새로 유치하거나 이미 여러 점포를 거느린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가도 되는 가까운 상권)이 부상하고, 전국 곳곳의 편의점을 근거리 물류센터로 삼아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편의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등 이커머스 기업들은 점포 수가 많은 편의점들과 제휴하며 오프라인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편의점들은 보험이나 택배, 통신 업체 민원 상담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두고 “고객들에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롯데는 이미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롯데온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세븐일레븐 등에서 수령할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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