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주 공모주 청약에서 114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끌어모은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을 사지 못했다면 동종 업계의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쟁사 상장을 계기로 삼성SDI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성장성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지난 18~19일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는 총 114조1066억원이 모이며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의 상장이 임박하면서 경쟁사인 삼성SDI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SDI의 시가총액이 LG에너지솔루션의 절반,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의 5분의 1에 불과하다는 근거에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100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데, 1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LG엔솔과 비교해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48%, 주가수익비율(PER)은 21%에 불과하다”며 “이에 비해 올해 기준 전사 매출액은 75% 수준이고, 영업이익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각각 141%, 105%로 삼성SDI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업만 비교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삼성SDI의 매출액은 62%, 영업이익은 90% 수준이다. CATL은 시총 250조원, 올해 PER 67배를 부여받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시총 48조원, PER 29배다. CATL에 비해 삼성SDI의 전사 매출액은 46%, EBITDA는 44% 수준이다.
물론 생산능력과 수주잔고 면에서는 CATL 및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너지 밀도, 장수명, 고속 충전 등 배터리 기술은 삼성SDI 역시 업계 선두권으로 평가된다. 소재 및 공정 기술에서는 오히려 앞서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원형전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경쟁력은 삼성SDI가 글로벌 1위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과 경쟁력은 업계 선두권으로, 3사 간 시총 격차가 과도해 보인다”며 “LG에너지솔루션을 살 수 없다면 삼성SDI를 사는 건 어떨까”라고 제언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은 2025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LG에너지솔루션 대비 상대적인 저평가는 여전히 고성장 중인 삼성SDI의 좋은 매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매출액은 96% 성장,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미국 1공장(포드 F-150향) 상업가동을 시작으로 헝가리 2공장까지 가동되며 큰 폭의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고정비 감소 효과가 발생하며 수익성 개선도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본업(정유)의 업황 개선과 성장 사업(배터리)의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의 우상향 흐름은 지속되겠다”며 “ 프리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진행되고 소액주주 권리 보호 제도 등이 도입될 경우, 자회사(SK온) 상장에 따른 디스카운트 우려가 완화되며 배터리 가치 또한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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