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으로 뛴 빌딩, 양도세 아끼려면…배우자에 증여 후 곧바로 양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4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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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자료사진) 2020.6.22/뉴스1 © News1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자료사진) 2020.6.22/뉴스1 © News1
Q. 오래전 1억 원에 빌딩을 취득한 A 씨.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A 씨 빌딩의 시가가 6억 원으로 올랐다. A 씨는 빌딩을 매각하고 싶지만 매매차익이 큰 만큼 양도소득세 부담이 클 것 같아 고민이다. 빌딩 지분 일부를 가족이나 형제들에게 증여한 뒤 공동으로 매각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A. 양도소득세 부담은 양도금액과 취득금액의 매매차익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은 매매차익에 대해 기본공제(연 250만 원)와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를 차감해 산출한다. 이렇게 산출된 과세표준 구간별로 최소 6%부터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만약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취득금액은 증여세 과세기준에 따른 증여재산평가액이 적용된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후 증여한다면 취득금액이 올라가게 돼 양도 시 세금 적용의 기준이 되는 매매차익은 줄어든다. 배우자 등에게 증여한 뒤 양도한다면 제3자에게 직접 양도할 때보다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수 있다.

A 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1억 원에 취득한 빌딩의 현재 시가가 6억 원이기 때문에 A 씨가 제3자에게 직접 양도한다면 매매차익으로 5억 원이 발생한다. 하지만 배우자에게 6억 원에 증여한 뒤 배우자가 6억 원에 제3자에게 양도한다면 매매차익은 0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양도소득세보다 낮은 증여세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할 수 있다면 증여세도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소득세법에서는 취득금액 이월과세와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라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세금 감소효과는 예상만큼 대단히 크지 않다.

취득금액 이월과세는 양도소득세를 산출할 때 증여 취득 시기와 증여금액이 아닌 처음 취득한 시기와 금액을 적용하는 규정이다. 증여자가 직접 제3자에게 매매하는 경우와 동일한 매매차익이 적용되도록 하는 근거다. 이월과세 규정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은 후 5년이 지나기 전 양도할 때 적용된다.

이 때 증여 시 납부한 증여세는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반면 취득세는 필요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또 이월과세로 세금부담이 줄어들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아닌 형제 등 특수관계자에게 증여하고 5년 이내 양도하는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된다. 즉 증여자가 증여 없이 직접 제3자에게 양도한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취소하고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만약 매매대금이 증여를 받은 수증자에게 실제 귀속된다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규정을 적용한 후 오히려 세금부담이 감소하는 경우에도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증여 후 5년이 경과하기 전 양도한다고 해서 절세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월과세 규정을 적용받더라도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수 있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증여자가 직접 양도하는 경우와 매매차익이 동일해지는 것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도소득세는 세대 합산이 아닌 인별로 각각 과세된다. 증여받은 사람과 분담하면 누진세율 구조에서 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최대 7200만 원의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경우 증여한 척 위장하지 않는 한 매매대금은 증여를 받은 사람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이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증여 후 바로 매매하더라도 증여세만 부담하고 양도소득세는 부담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금을 줄일 기회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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