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이른바 ‘밥상 물가’가 지난해에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고 휘발유 등 원자재 가격도 다시 오르고 있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과 비(非)주류 음료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5.9% 올랐다. 이는 2011년(8.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관련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중에서 세 번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설을 한 주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원자재 가격동향도 여의치 않은 만큼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물가를 진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기-가스료도 인상 예정… 물가 시름 더욱 깊어질듯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많이 오른 건 농축산물 등 식료품과 휘발유 등 차량 연료 가격이 오른 탓이 컸다. 특히 우유와 치즈, 계란이 1년 전에 비해 11.4% 올라 2009년(12.6%)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휘발유는 14.8%, 경유는 16.4% 올랐다. 각각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2.4%),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26.8%)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올해도 공공요금 등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대선 직후인 4월과 10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10.6%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4인 가족 기준 월평균 1950원가량의 요금이 늘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가스 요금도 올해 말까지 16.2% 인상될 예정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잠시 주춤했던 휘발유 가격도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뛰면서 10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L당 1632.0원이었다. 둘째 주에 비해 10.1원 오른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과 아랍에미리트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으로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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