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대폭 연장하고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활발하게 투자하도록 진입로를 넓히려는 취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대외경제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 해외 투자자 시장접근성 제고와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함께 고려하면서 외환거래 시간 연장, 해외 기관의 외환시장 참여 허용 등 외환시장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선진 주식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펀드들이 이 지수를 참고해 투자하니 편입 국가에 투자를 늘릴 수 있다. 정부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수에 편입되도록 노력 중이지만, 현행 외환시장 제도가 걸림돌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1, 12월 국내 투자가 많은 글로벌 투자기관 50여 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지나면 환전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에 해외 영업시간이 포함되도록 개선하는 안을 검토한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해외 영업시간 중에 국내 외환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지금은 정부 인가를 받은 국내 금융사만 참여할 수 있다. 금융사가 해외에서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역외 외환시장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4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농어업계 등이 시장 개방을 우려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 순회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농수산업과 중소 제조업 보완대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신남방, 신북방,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4%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필리핀 FTA는 올해 하반기(7∼12월) 서명식을 추진하고 한-캄보디아 FTA는 상반기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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