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자취하는 교사 최모 씨(28)는 고향에 있는 가족과 상의 끝에 올 설날에 귀성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골 식당은 설날 당일 전후로 휴업한다는 계획을 내붙였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조카들에게 줄 선물도 아직 못 정했다. 명절마다 빳빳한 신권으로 챙겨드렸던 부모님 용돈도 전해드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 최 씨는 “명절 기분은 언감생심이다. 당장 끼니부터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최 씨 같은 ‘혼설족(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언택트(비대면) 명절은 풍요 속의 빈곤이다. 혼자 먹을 수도 없는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나 2명 이상이 가야 본전을 뽑는 ‘설캉스(설+호캉스)’ 패키지는 거의 의미가 없다. 문 닫은 식당 대신 허기를 달래주고, 몸이 못가는 대신 마음이라도 넉넉하게 전할 수 있는 맞춤형 정보가 필요하다. 혼설족들의 ‘슬기로운 설날 생활’을 위한 꿀팁들을 ‘간·편·할·랜’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① <간편식> 만으로 명절 기분 업!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재료 준비나 밑간, 반죽할 필요 없이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졌다. G마켓에 따르면 설을 일주일 앞둔 이달 15부터 24까지 반조리 명절 음식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6배로 늘었다. 동그랑땡(89%) 모둠전(66%) 등 명절 상차림 메뉴의 인기가 높았다.
마켓컬리도 9~18일 동태전 등 전류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한주 전보다 동태전의 판매량이 321% 늘었다. 이 기간 녹두전, 꼬치전은 각각 156%, 116% 증가했다. 마켓컬리는 전류 3종을 모은 모듬전 상품이 7500원부터, 나물을 3, 4종 골라 담은 모둠나물은 4900원부터 판매한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자체브랜드(PB) 피코크의 오색잔치잡채, 오색꼬지전, 양지육수 등 제수음식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늘린 40종류를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명절기간 많이 찾는 간편식인 ‘요리하다 동태전’과 ‘요리하다 오징어 해물완자’를 기존 판매가 대비 1000원 싸게 판매한다.
② <편의점>은 명절에도 내 친구
편의점은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 은행, 약국 등의 역할을 대신한다. GS25의 지난해 설 연휴 상품 매출을 직전 월 동기와 비교해 품목별로 보면 도시락이 230%, 안전상비약품 146%, 반려동물용품 115%, 전통주는 97% 늘었다. 또 현금인출기 이용 78%, 반값택배 접수 46% 등도 각각 크게 늘며 명절 기간 만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설 연휴 기간 TV홈쇼핑 상품 등 GS샵 상품을 편의점에서 수령할 수 있는 ‘GS25 휴일도착’ 서비스도 실시한다. 삼색전과 소불고기 등 10종의 명절 음식을 구절판 형태의 용기에 담은 호호명절도시락(6900원) 등 혼설용 상품도 마련했다.
CU도 자체 물류망을 활용하는 ‘CU끼리 택배’, 은행 계좌가 필요 없는 무통장 송금 서비스 ‘send’, 충전 수수료가 무료인 ‘하이패스카드 충전’ 등 서비스를 정상 운영한다.
③ <할인>도 안하는 데 거긴 왜 가니?
명절 기간엔 음식도 선물도 ‘할인 풍년’이다. 설 상차림 수요와 세뱃돈을 공략하기 위해 쇼핑몰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설 연휴를 맞아 ‘연휴 사용 설명서’ 행사를 진행한다. 새해 결심 상품, 신학기 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티몬에서는 2일까지 매일 참여 가능한 복주머니 카드뽑기 이벤트를 통해 최대 15% 할인 쿠폰을 지급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파워레인저 다이노소울, 바비 등 200여종의 인기 캐릭터 완구를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레고(100여 종)도 최대 40% 싸게 살수 있다. LF 계열의 아울렛 전문몰 하프클럽에서는 닥스, 노스페이스, MLB 등 20여 개 인기 브랜드의 상품을 정상가보다 평균 75% 싸게 파는 설 연휴 특가전을 진행한다.
④ <랜선> 세뱃돈 된 e쿠폰! 랜선 해외여행 어때?
아직 세뱃돈을 준비하지 못했거나 마땅한 설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e쿠폰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연휴 배송 문제없이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 롯데온의 1월 e쿠폰 매출은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늘었고 모바일상품권 매출은 10배 이상 늘었다. 레스토랑과 디저트 등 ‘푸드 e쿠폰’ 매출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호텔은 레스토랑 라세느(1인·잠실) e쿠폰을 12만3500원에 판다. 모바일상품권은 최대 3% 싸다. 카카오톡 쇼핑에서는 ‘시원스쿨 어학 수강권’ 마이리얼트립 ‘전 세계 랜선투어 이용권’ 같은 이색적인 e쿠폰 상품들도 판매한다.
지역 개성이 넘치는 와인 한잔에 해외여행 기분을 낼 수도 있다. 신세계 L&B는 포르투갈 토착 품종으로 만든 3가지 와인을 2병 이상 구매 시 병당 7920원(와인앤모어)에 판매한다. 이마트24는 1월 말까지 꼬모 시리즈 와인 2병 이상 구매 시 병당 7900원(2병 1만58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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