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중 40% 정도가 신용거래이력이 적은 20·30대 젊은층이고, 다중채무자들의 비중도 높아 개별 차주의 신용 위험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정교한 신용평가 기준과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지적이 나왔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정보원은 최근 자사가 보유한 신용대출 데이터를 분석한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특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서 자금 대출이 어렵거나 생활자금 성격의 급전대출 또는 비상금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과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의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시장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축은행 신용대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그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전체 저축은행 가계대출의 46%에 달했던 신용대출 비중은 2019년 58%, 2020년 63%로 치솟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는 업권 내 신용위험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고, 신용거래이력이 적으며(씬 파일러·thin-filer), 저소득 중·저신용등급자 또는 소액대출·다중채무자가 많은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거래이력이 많지 않아 정밀한 신용도 평가가 어려워 4~5등급이 부여되는 ‘씬파일러’ 비중이 높았다. 씬파일러는 신용등급 산정이 가능한 국민 4730만명 중 25%인 1280만명 정도에 해당하며, 이중 20대가 322만명, 60세 이상 417만명으로 대부분 사회초년생, 고령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씬파일러 중에서도 20~30대 청년층이 많이 이용하며, 이들 젊은 연령대 비중이 41%로 은행업권(32%)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저소득층과 중·저신용등급자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신용대출 의존도가 높았는데, 소득이 높은 4~5분위에서는 은행대출 비중이 크고, 소득 1~3분위에서는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신용대출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절대수가 중신용자(76%) 또는 저신용자(21%)”라며 “중신용자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비율은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타 업권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소액대출자와 3개 이상 금융기관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5000만원 이상 고액대출 보다는 11000만원 미만 소액대출을 주로 이용하고, 특히 300~4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자가 많았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10명 중 6명 이상은 다중채무자이며, 이들의 비중은 2018년 60%, 2019년 63%,, 2020년 65%, 지난해 66%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29%로 큰 변동 없이 안정적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정보원은 이러한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의 특성을 고려한 금융서비스 고도화와 신용 평가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30대 젊은 연령층을 위한 비대면 간편대출, 중·저신용등급자를 위한 생활비 소액대출 등 저축은행 차주 특성을 감안한 특화된 금융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며 “또 다양한 위험 그룹으로 구성되고 씬파일러 비중이 크며, 특정 요건의 대출자수와 불량률이 높은 점 등을 반영해 개별 차주의 신용 위험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세분화되고 정교한 신용 평가 기준과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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