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쓰라는 대한항공-아시아나…속내는 통합 전 부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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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일 07시 22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몰 © 뉴스1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몰 © 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앞두고 쌓인 마일리지 털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곳을 확대했다. 마일리지로 호텔 숙박은 물론 장보기와 놀이동산도 이용할 수 있다.

고객들의 불만을 달래는 한편 통합 전 부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항공사들은 고객 마일리지를 언젠가는 갚아야 할 부채(이연 수익)로 인식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5915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20년 말 2조4843억원에서 1년 9개월 만에 1000억원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도 8899억원에서 911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계 신용카드 사용 등으로 마일리지 적립은 늘었지만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사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항공사들로선 마일리지 적립이 충성 고객 증가로 이어지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하다. 마일리지는 언젠가 고객이 사용하겠다고 하면 그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적립이 반갑지 않다. 통합 이후 부채를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려면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불만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를 통합하면서 1대 1 비율이 아닌 차등 비율로 합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과정에서 차등 병합으로 인한 불만이 터질 수 있다”며 “최대한 마일리지를 소진토록 하는 것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리스트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와 손잡고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7만 원 이상 결제 시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앱에서 1400마일을 차감해 바우처를 발급받으면 이마트 결제 금액에서 1만원을 할인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은 2800마일을 차감하면 2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호텔과 리조트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몰을 통해 KAL스토어와 제주KAL호텔·서귀포KAL호텔·그랜드하얏트인천·와이키키리조트·호텔인터컨티넨탈 L.A. 다운타운의 숙박 서비스를 지원한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금호리조트, 화순 아쿠아나, 모두투어, 아산스파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제주 민속촌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키자니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600 마일리지를 차감하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을 발급받을 수도 있다.

CGV에서 주중 기준 아시아나항공 1300마일리지를 쓰면 2D 영화 관람이 가능하며, 5400마일~6000마일을 차감하면 에버랜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사용처를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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