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무역수지 적자 사상 최대… 원유 등 에너지가격 상승 여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일 14시 31분



1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내면서 14년 만에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무역수지는 48억9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로 지난해 12월(4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2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수지가 2개월째 적자를 이어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라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달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 금액 합계는 15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보다 90억6000만 달러 늘어난 규모다. 이들 에너지원의 수입 증가액이 지난달 전체 무역수지 적자 폭을 넘어선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급증 등에 따른 수입 증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겨울 들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였고 미국은 지난해 11월 1030억 달러 적자로 월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다만 수출은 500억 달러를 넘어서며 1월 기준 사상 최대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2% 늘어난 553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1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이며 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월에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지난해 1월보다 조업일수가 0.5일 적었는데도 하루 평균 수출액은 17.8% 증가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변이 확산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도 수출이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을 감안할 때 올해 무역 환경이 수출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이른 시일 내 흑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수출 지원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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