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월 美 역대 최다 판매…“제 값 받고 승부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일 15시 26분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린 현대자동차가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미국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이 마이너스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현대차는 친환경 차량과 제네시스 등을 앞 세워 판매량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브랜드 가치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고 보고, 제품 다양화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강화 전략을 앞 세워 미국 시장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내 현대차 판매량은 5만15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5% 증가했다. 현대차 역대 1월 미국 시장 최다 판매 기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년 동기보다 29.3% 증가한 3638대 팔리며, 14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가 가장 많이 판 차급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 10대 중 7대는 SUV였다. 준중형 SUV 투싼이 1만308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싼타페가 7354대, 팰리세이드가 6334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대비 5.5% 감소한 4만2488대를 판매했다. 쏘울과 니로 등 소형 SUV와 K3 등 세단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차량인 쏘렌토와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등 중대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늘었다.

특히 양사의 1월 친환경차 미국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는 투싼 하이브리드, 아이오닉5, 니로 EV 등을 포함해 총 1만791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220.1% 증가한 성과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차량인 EV6의 미국 판매를 조만간 개시할 계획이어서 친환경차 판매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가 1월 미국에서 총 9만3998대를 팔며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판매량 실적을 보인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고전을 하는 모양새다. 도요타는 지난해 1월보다 5.1% 판매량이 감소했고, 혼다와 마쯔다는 각각 19.8%, 16.5% 판매량이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자칠 등으로 미국 자동차 판매가 9~16%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의 플러스 성장은 눈에 띄는 성과다. 미국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어느 정도 고객층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올해 딜러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더 줄이고, 제품 다양화 및 고부가 가치 차량 판매 강화 등 이른바 ‘믹스 개선’으로 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미국은 제조사가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딜러는 이를 차 값 할인 등에 반영해 차를 파는 구조다. 인센티브를 확대해 차량 가격을 낮춰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품성과 넓어진 고객층을 바탕으로 제 값을 받고 차를 팔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약 2500달러(약 300만 원) 수준인 딜러 인센티브를 더 낮출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과거에는 믹스 개선이 보조적 역할이고 인센티브가 실적의 주된 역할이었지만, 올해 EV6, 내년엔 EV9를 들여오는 등 전기차 믹스도 개선되면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무게를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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