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1800명 희망퇴직…“40대도 짐 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일 16시 55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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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4대 시중은행에서 1800명 이상이 희망퇴직으로 짐을 쌌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퇴직금을 두둑하게 지급한 데다 디지털 전환에 맞춰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희망퇴직 가능 연령이 40대 초반으로 낮아져 ‘인생 2막’을 일찌감치 준비하는 은행원도 늘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에서 지난달 희망퇴직 형태로 떠난 직원은 1817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에서 674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가장 많은 직원이 짐을 쌌다. 이어 하나은행에서 준정년 특별퇴직 대상자 250명과 임금피크 대상자 228명 등 478명이 퇴직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선 각각 415명과 25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떠났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에서 약 500명이 특별퇴직했다. 그해 11월에는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에서 전체 직원의 66%인 2300명이 희망퇴직했다. NH농협은행에서도 427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나갔다. 최근 4개월간 은행권 희망퇴직자가 5000명이 넘는 셈이다.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의 특징은 40대 초반으로 대상자가 어려졌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1980년 이전 출생한 행원급에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나은행도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에게 특별퇴직 신청 기회를 줬다.

은행들이 내건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지면서 직원들이 대상자 확대를 요청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최대 7억 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를 100% 보상하는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었다. 시중은행들도 최대 3년 치 급여와 각종 지원금을 퇴직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따라 영업점과 인력을 축소하고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는 것도 대규모 희망퇴직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은행 점포 1507곳이 문을 닫았다. 폐쇄 점포는 2018년 115곳, 2019년 135곳, 2020년 332곳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는 1~10월에만 238곳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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