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는 50대 A씨, 작년 말 그는 외곽 지역 1채를 매도하기 위해 세금 계산기를 두드렸다. 매매 차익 3억원 중 약 2억원이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그는 무주택자인 배우자에게 증여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팔자니 (차익을) 세금으로 다 낼 판”이라며 “종부세(종합부동산세)도 줄일 수 있어 증여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지고 있는 아파트도 적절한 시점에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악 절벽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증여 행렬은 여전하다. 거래량 감소에도 증여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6만9439건을 기록, 11월(7만8341건)보다 8902건(11.4%) 줄었다.
거래 원인별로 매매는 11월 4만1141건 대비 25.9%(1만657건) 감소한 3만484건을 기록했다. 분양권 전매도 1달 전보다 17.3%(678건) 줄어든 323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12월 매매는 엄청난 거래 절벽을 보였다.
12월 서울 거래량은 4931건으로 11.1% 증가했으나, 매매는 1634건에 그쳤다. 11월 2305건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1000건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2월(1624건)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4분기는 6778건으로 3분기(1만3574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2월 인천과 경기 역시 매매는 각각 1527건, 5791건을 기록해 11월 대비 13.3%, 26.2% 감소했다.
수도권 매매가 역대급 거래 절벽을 보이는 것과 달리 증여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12월 서울 증여 거래량은 597건으로 11월 531건보다 66건(12.4%) 늘었다.
인천은 11월 265건에서 617건으로 132.8% 폭증했다. 경기는 12월 1311건으로 11월(1667건) 대비 21.4% 감소했다. 이 밖에 지방은 부산(89.8%), 광주(110.6%), 강원(149.3%) 등에서 증여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동산업계는 수도권 집값 고점 우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집값 하방 압력이 커졌으나, 다주택자는 집을 팔기보다는 증여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높은 양도세율로 절세를 위해 매매 대신 증여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증여 거래는 1만2435건으로 2018년 이후 이어진 1만건 이상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증여는 2020년 2만367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도세율은 최고 70%대로 매매 차익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으로 정말 급하지 않은 이상 다주택자에게 (매매는) 선택지가 아니다”라면서 “서울에서도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은 길게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매도보다는 절세 등을 이유로 증여를 선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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