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도 찬바람… 수도권 경쟁률 반토막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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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금리인상 영향 이어져 ‘북서울자이’ 경쟁률 34대1로 ‘뚝’
최저 당첨 가점도 54점으로 하락, 천안-순천 등 지방선 미분양사태
전문가 “입지따라 양극화 가능성”

《아파트 청약시장 열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고 수만 대 1까지 치솟았던 수도권 단지의 무순위 청약 경쟁률도 이달 들어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약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단지별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라 ‘청약 흥행’ 여부가 양극화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최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공급된 ‘북서울자이폴라리스’의 최저 당첨 가점은 54점(전용면적 38m²B)이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최저 가점 평균(60점)보다 6점이나 낮았다. 일반공급 295채의 청약 경쟁률은 34.4 대 1. 지난해 서울 평균(164.1 대 1)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북구 첫 ‘자이’ 브랜드 단지이고 분양가 9억 원이 넘으면 조합이 중도금 대출을 주선하기로 했는데도 흥행 성적이 기대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청약 시장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정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여파로 가라앉은 주택 경기가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역, 입지에 따라 청약 시장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커질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5 대 1로 지난 한 해 평균(19.7 대 1)보다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쟁률은 31.0 대 1에서 17.4 대 1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 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공급된 전남 순천시 ‘순천 오네뜨센트럴’은 전용면적 84m²B와 130m² 주택형에서 청약 접수가 미달됐다. 120채가 공급된 전용면적 84m²B는 1순위 청약통장(해당지역)이 75개 접수되는 데 그쳤고 130m²도 30채 공급에 해당지역의 1순위 청약통장이 15개만 접수됐다. 비슷한 시기 충남 천안시에서 청약을 진행한 ‘호반써밋 포레센트 천안 삼룡1지구’ 역시 37채가 공급된 전용면적 76m²B에서 해당지역 1순위 청약을 신청한 사람이 25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도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3일 진행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자이 더 스타’ 무순위 청약에는 84채 모집에 765명이 몰려 9.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최고 수만 대 1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이 단지는 1533채 중 34.6%인 530채가 미계약되기도 했다.

민간 아파트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 비율)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민간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93.8%로 조사됐다. 2분기(4∼6월) 98.3%, 3분기(7∼9월) 97.9%에 이어 초기분양률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청약 시장에서 ‘선별 청약’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양극화가 뚜렷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가 공급된 강북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아니라 분양가가 높았고, 327채 소형 단지라는 점이 낮은 경쟁률로 이어졌다”며 “입지나 가격, 분상제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청약 시장 분위기도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청약 경쟁률#수도권 청약#미분양사태#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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