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부문 실적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이 부진했음에도 정유, 건설기계 부문이 좋은 실적을 낸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8조1587억 원, 영업이익 1조854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48.9%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971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매출 20조6065억 원, 영업이익 1조1424억 원을 거두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을 벌이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현대건설기계도 지난해 출범 이후 최대 매출인 3조5520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98.5% 상승한 1818억 원을 냈다.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1조6782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을 기록했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15조4934억 원, 현대중공업은 1년 전(8조3120억 원)과 비슷한 8조31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총 6872억 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여기에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 제품 가격 인상 여파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며 영업손실 1조3848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현대중공업도 8003억 원 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다만 지난해 선박 수주 목표를 52% 초과 달성했고, 올해 들어서도 한 달 만에 연간 수주 목표의 약 20%를 채웠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가 늘면서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한 신규 선박 가격도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올해 안으로 현대오일뱅크를 기업공개(IPO)하고, 연간 1회 중간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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