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오늘 공정위 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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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소비자 피해 줄이려 슬롯 반납-운수권 재분배 제안
9명 전원회의 과반 찬성해도 해외 경쟁국 승인 받아야 성사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안건을 논의한다. 통합 대형 항공사 출범에 따른 소비자 효용 감소와 경쟁 제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전원회의는 9명의 공정위원이 공정위와 대한항공 측 의견을 듣고 과반 찬성 방식으로 의결을 진행한다. 전원회의의 쟁점은 통합으로 인한 소비자 효용 감소(피해) 우려 방안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 여부다.

지난해 말 공정위는 통합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항공 운임이 인상되는 등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심사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러면서 두 항공사 통합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일부 슬롯(공항에서 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 등을 내세웠다. 경쟁자가 시장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운임인상 제한, 좌석 공급 축소 금지 등의 조치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공정위에 전달했다. 대한항공은 공정위 조건 일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한항공 임원은 “일부 공정위의 조건은 받기 상당히 곤란하다. 그에 대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조건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는 것과는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슬롯과 운수권을 회수하더라도 이를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항공사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보유한 항공기는 단거리 기종들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 장거리 노선 운영 계획이 있지만, 항공기가 두세 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과 실질적 경쟁은 어렵다는 뜻이다.

공정위의 운임 인상 제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항공은 노선별 운임을 8∼12단계로 나눠놓고, 시장상황에 맞춰 다른 가격의 항공권을 판매한다. 노선 경쟁자가 없으면 높은 가격의 항공권을 많이 팔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비싼 항공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한 LCC 임원은 “공정위가 개별 기업이 항공권을 어느 가격에 몇 개나 팔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며 “대형마트 옆에 구멍가게 하나 있다고 해서 시장 경쟁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통합을 승인해도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국적 항공사 통합은 EU와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각국에서 전 부문에 걸쳐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는 더욱 엄격한 조건을 내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사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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