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해 운영체제(OS) 지원 기간을 4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중에서 4년까지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가 처음이다. 제조사가 구형 제품에 대해 OS 업그레이드를 중단하면 ‘구닥다리 폰’이 돼 버리는 데 대해 이용자들은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조치에 대해 ‘갤럭시 팬심’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사용 주기가 늘어나면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S 시리즈, Z 시리즈, 일부 A 시리즈 스마트폰의 OS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을 4년으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공개한 갤럭시S22 시리즈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안드로이드13(가칭)을 시작으로 2026년 안드로이드16(가칭)까지 OS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삼성은 2018년까지 출시된 제품에 대해서는 2년, 2019, 2020년 출시 제품에는 3년간 OS 업그레이드를 제공해 왔다. 한 해 수십 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삼성전자는 OS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수천 명의 인력을 운영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기간 연장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업계에선 삼성이 스마트폰 이용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올리면서 동시에 스마트폰을 매개로 TV, 생활가전 등을 사물인터넷(IoT)으로 묶은 ‘팀 삼성’ 생태계를 키우려는 전략을 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애플은 전용 OS ‘i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아이폰’을 중심으로 PC ‘맥’, 무선이어폰 ‘에어팟’,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등으로 사용자를 ‘애플 생태계’에 묶는 전략을 2010년대 초부터 취해 왔다. 애플은 OS 업그레이드 기한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제품에 따라 5년 이상 제공하는 등 삼성전자보다 더 긴 기간을 보장하고 있다.
애플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태블릿PC ‘아이패드’에서 손 글씨로 쓴 메모를 자신의 아이폰, 맥에서 바로 보거나 연이어 필기해 가는 기능, 제품을 교체해도 복잡한 과정 없이 간편하게 자신의 설정을 되살리는 기능 등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한다.
애플은 그 결과 지난해 스마트폰 외에도 웨어러블 기기 400억9700만 달러(약 48조 원), 애플TV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사업 721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 두 사업만으로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의 같은 기간 연 매출 109조2500억 원을 앞선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은 “최신 갤럭시 기기 사용자뿐 아니라 기존 갤럭시 사용자들도 최상의 모바일 경험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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