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체재’ 오피스텔도 가격 상승세 꺾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13시 11분


새해 접어들어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주춤해진 데 이어 주택 대체상품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도 가격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과 인천의 오피스텔 시세지수 상승률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고, 경기지역에서는 전월보다 3%포인트 이상 크게 감소한 것이다.

반면 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던 수도권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1월에 전월보다 상승했다. 특히 인천과 경기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월간보고서 ‘KB부동산시장 리뷰 2022-2호’를 14일(오늘) 발행했다. 이 보고서에는 주거용 부동산시장과 상업용 부동산시장, 해외부동산시장 상황 등과 함께 오피스텔 시장 동향 등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다.
● 오피스텔도 가격 상승세 둔화 시작
보고서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최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특히 아파트와 동일한 내부 구조를 가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늘어난 데다 아파트에 집중된 부동산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에는 전국 오피스텔 시세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6%가 오르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4.4%, 지난해 12월에는 14.1%로 각각 줄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12.4%로 1.7%포인트가 감소했다.

특히 2020년 11월 이후 매월 시세지수 상승폭을 키워왔던 서울과 인천에서는 지난달에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서울은 12월 9.9%에서 올 1월에 9.3%로, 인천은 18.1%에서 14.0%로 각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던 경기지역은 1월 상승률이 14.0%로 전월보다 3.0%포인트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주택 대체재로서 아파트 가격에 후행하는 특성을 갖는다”며 “그동안 집값 고공행진의 영향을 받아 상승폭을 키웠지만,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오피스텔 시장도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상승세 반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금리에 발목 잡힐 듯
한편 2014년 7월(5.96%)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했던 수도권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해 말 4.58%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에 4.59%로 0.01%포인트 커졌다. 무려 7년 6개월 만의 반전이다.

서울(4.30%)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인천(12월 4.9%→1월 5.51%)과 경기(4.68%→4.69%)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5개 광역시도 5.72%로 전월(5.70%)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에서는 도심권(3.89%→3.88%)과 동북권(4.84%→4.82%)의 임대수익률이 전월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서북권(4.49%→4.51%)이 오르고, 동남권(4.15%)과 서남권(4.26%)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했고,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진다. 금리가 오르면 임대료를 받아서 대출 이자를 내고 남는 수익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른바 ‘역(逆)레버리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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