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發) 금리인상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 고조 등 겹악재를 만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우크라이나 긴장이 무력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미국 소비불안 확대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까지 겹치며 코스피가 이번주 중 다시 한번 2600선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는 단기적(2월)으로 최저 2600선에서 최고 2800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단과 상단이 200p나 차이나는데, 그만큼 ‘변동성’ 장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간 코스피 예상범위(밴드)로 2650에서 2800포인트(p)를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1월 FOMC 의사록, 반기 통화정책 보고 등 연준발 이벤트와 미국의 소매판매, 중국의 생산자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엔비디아, 로블록스, 엔씨소프트 등 주요기업들의 실적 결과에 영향을 받으면서 이번주 코스피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전날(14일) 1.57%(43.23p) 하락한 2704.48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700선이 붕괴되면서 2688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도 국내 증시의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0년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다. 미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충격을 조절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보다 앞당기고 규모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연구원은 “미국 1월 CPI 충격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가속화 불안이 재차 확산되고 있다”면서 “CPI 발표 전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는 6회(33.2%→29.3%)였으나, 현재는 7회(17.4%→29.3%)로 이동했으며, 연내 8회(4.0%→16.4%), 9회(0.3%→4.7%) 인상에 대해 베팅하는 시장 참여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위축으로 인한 시장 하락으로 코스피가 2600선 붕괴 위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시건대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7로 2011년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시장 예상치(67.0)를 크게 밑돌았다”면서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 참여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증폭시킬수 있으며, 결국 국내 시장도 ‘2차 하락’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시각이다.
그는 “지난주 코스피는 2790선 회복시도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반등의 힘이 약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결국 미국증시와 코스피 모두 2차 하락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피는 2월 중반 이후 2600선 지지력 테스트,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까지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리스크와 관련해선 무력 충돌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과 이로 인한 금융시스템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가는 오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12월 이후 60%가 하락하는 등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직접적 관련성이 높은 자산이 주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충돌이 증시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군사적 긴장 자체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구리와 비철금속 가격은 달러 강세와 러시아 제재 우려로 하락했다”면서 “곡물은 밀이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부각되자 상승했고 옥수수와 대두도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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