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이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주로부터 수천억 달러대 소송을 당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메타의 얼굴인식 시스템이 개인의 생체 데이터를 보호하는 텍사스주의 사생활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팩스턴 총장은 페이스북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속 얼굴의 기하학적 구조를 파악·이용해 주 법률을 수천만 건에 걸쳐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위반 한 건당 책정된 벌금은 2만5000달러다. 얼굴인식 기능으로 생체정보를 수집당한 이용자가 최소 2000만 명에 달해 단순 계산할 경우 메타가 최대 5000억 달러(약 600조 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2010년 12월 도입한 얼굴 인식 기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가 올린 사진이나 영상 속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누구인지 태그(꼬리표)를 달 수 있도록 추천하는 방식이다. 태그를 하면 페이스북 친구의 계정에도 사진이 뜬다. 정부나 수사기관, 민간 기업 등이 개인의 신상을 추적하는 데 악용되거나, 인종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2015년에는 미 일리노이주가 주민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려면 동의를 해야 한다는 주법을 위반했다며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고, 메타(당시 페이스북)는 2020년 6억5000만 달러(약 78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용자의 동의 없이 얼굴 정보를 수집했다며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64억4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 SNS에 혐오 발언과 허위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이를 방치했다는 내부 고발로 위기에 몰리자 얼굴 인식 시스템을 종료하고 10억 명 이상의 얼굴 정보를 삭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얼굴 인식 시스템을 켜놓은 이용자는 6억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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