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깜짝 실적’에도…올해 전망 어두워 배당 성향 축소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20일 07시 17분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2021.12.23/뉴스1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2021.12.23/뉴스1
카드사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 카드업계 전망이 어두워 전반적으로 배당은 축소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롯데·우리·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약 2조4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2% 늘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9% 늘었다. 삼성카드는 전년 대비 38.18% 늘어난 5510억원을, KB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29.01% 증가한 418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각각 62.14%, 66.95% 늘어난 2505억원, 2007억원의 호실적을 냈다. BC카드도 전년대비 45.81% 증가한 1016억원을 나타냈다.

롯데카드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4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84.64% 뛰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인수 후 출시한 로카시리즈를 포함해 상품경쟁력 강화, 카드·비카드 금융자산 증대, 운영효율성 개선으로 당기 순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아직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506억원으로, 2020년 전체 순이익 2446억원보다 많았다.

카드사들이 전체적으로 호실적을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비대면 소비 중심으로 되살아나면서 카드 이용대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승인금액(신용카드·체크카드·선불카드 합산)은 9771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 늘었다. 승인건수 역시 2338억건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결제 수수료가 늘었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비용 효율화도 호실적의 요인”이라며 “카드론·할부금융·리스 등 다른 사업들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 성향을 전반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올해 2501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2000억원과 비교하면 배당액은 늘었지만 배당성향은 61.6%에서 59.69%로 줄었다. 삼성카드도 배당성향을 48.16%에서 44.54%로 줄였으며, BC카드도 30.32%에서 24.69%로 축소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배당금 자체를 줄였다. 신한카드의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 3943억원보다 14.37% 줄어든 3376억원이다. 배당성향도 65%에서 50%로 축소됐다.

현대카드는 아예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가계대출 급증, 기준금리 상승 등 대외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올해 상반기 중 대외환경이 개선되면 중간 배당 실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 이후 처음으로 올해 402억원을 배당한다. 다만 배당성향은 20% 정도로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

카드사들이 배당성향을 축소한 것은 카드업계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카드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되면서 결제부문의 채산성이 저하됐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카드론 등 대출부문 성장에도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또한 금리 상승·정부지원 감소로 대출 받은 사람들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 대손비용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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