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찔끔’ 인하?…업계,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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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0일 0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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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자동차보험료가 줄줄이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뒀는데도 자동차보험료를 1%가량 ‘찔끔’ 내리고 모양새만 갖추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반짝 개선된 손해율이 다시 늘 수밖에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할 거란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4월11일부터 개시하거나 갱신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2% 인하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료가 조정된 건 2020년 1월 3%대 인상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발맞춰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다른 주요 보험사도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인하율과 시점은 삼성화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자동차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으로 얻는 수입 대비 보험료 지급액 비율을 뜻하는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자동차 운행량이 줄었고, 덩달아 사고까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 내외로 전년보다 3%포인트(p)가량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손해율이 83%를 넘지 않으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발표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도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선안에는 자동차 사고로 경상을 입은 환자가 본인 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으로 처리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경미한 사고에도 오랫동안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는 ‘나이롱 환자’ 때문에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다는 우려가 상당했다.

금융당국은 개선안으로 연간 5400억원 수준의 과잉진료가 줄 것으로 기대한다. 소비자들은 이런 호재에 1%대 인하는 너무 적지 않냐는 반응이다.

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로 손해율이 반짝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누적 적자를 고려하면 대폭 인하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의 누적적자는 9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본 건 2017년뿐이었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라 정책적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여론과 당국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보험료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손해율을 낮춰 비용을 줄일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이 대표적이다. 가입자의 운전 정보를 수집해 안전 운전을 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하고 사고 위험이 높다면 더 높은 보험료를 매기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점점 올라가는 추세인데 의무 보험이라는 성격상 보험료를 마냥 올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비용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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