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의 대장주 격인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을 준비하는 다른 조합도 서둘러 후속 채비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잠실주공5단지’를 잇는 다음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은 지 45년 된 잠실5단지의 정비계획안은 지난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주민들이 정비계획안을 마련한 지 7년만이다.
이번 정비계획안 통과로 잠실5단지는 현재 3930세대에서 6815세대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잠실역 역세권에 걸쳐 있는 용지는 용도지역을 상향해 최고 50층 건립이 가능해진다.
잠실5단지와 함께 여의도, 압구정 등도 사업 정상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정상화를 위해 잠실, 여의도, 압구정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주민들과 수십차례 간담회를 열어 재건축사업 절차 재개를 준비해왔다.
특히 ‘오세훈표 재건축 2호’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사업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다.
신통기획은 사업시행과 설계자·시공사 선정 권한은 모두 주민에게 있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주민(조합)을 보조함으로써 통상 5년 정도 소요됐던 정비구역 지정절차를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신통기획이 진행 중인 곳은 Δ여의도 한양 Δ여의도 시범 Δ잠실 장미 1·2·3차 Δ대치 미도 등 7개 단지다. 압구정 2·3·5구역과 신반포2차, 서초 진흥도 올해 초 신통기획에 포함됐고 대치 선경, 개포 우성·현대·경남, 여의도 삼부 등도 신통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일찌감치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던 여의도 시범과 대치 미도의 재건축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치 미도는 2017년 정비구역 지정 신청서를 냈지만 반려되면서 재건축 추진이 멈춰 있었다. 여의도 시범은 지난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이듬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잠실5단지처럼 한강변 아파트 층수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재건축 시장에서 상징성이 큰 대치 은마의 경우 신통기획 대상지에서는 빠져있지만, 이미 정비계획이 입안된 상태로 추진위원장 재선임, 관련 소송 등에 따라 정비계획 입안권자인 강남구와 협의해서 정비계획 결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진행사항이라면 아무래도 신속한 대규모 공급을 원하는 서울시의 입장에선 대치 미도나 여의도 시범 등 상징적인 대단지의 심의 통과에 주력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재건축 공급 물량이 크게 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잠실5단지를 기점으로 서울 전역의 재건축이 급격하게 추진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아파트 밀집지역은 재건축 기간의 이주 수요 등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대선 이후 정부와 서울시의 공조를 전제로,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변화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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