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룡 한투증권 본부장
“오랜기간 얻은 데이터 바탕으로
더 정확한 투자 진단할 수 있고, 원앱보다 세분화된 앱이 중요”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리스크 진단입니다.”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 본부장(사진)은 이같이 밝혔다. 최 본부장은 “유동성 장세가 지나며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보다 얼마만큼 잃을 수 있는지 리스크를 계산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했다.
최근 토스, 카카오 등 증권업에 진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통 증권사들도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플랫폼 본부를 두고 소수점 해외주식 거래 ‘미니스탁’, 마이데이터 ‘모이다’ 등 디지털플랫폼 구축과 운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빅테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존 증권사만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최 본부장의 생각이다. 기존 증권사의 가장 큰 자산은 리스크 관리 노하우다. 그는 “오랜 기간 금융투자업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투자 손실 가능성 및 비용 등을 기존 빅테크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빅테크의 장점으로 언급되는 ‘원앱’ 전략에 대해서도 무조건 따라 할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토스는 토스뱅크, 증권, 송금 서비스 등을 한데 모아놓은 ‘원앱’ 전략을 내놓았고, 간편함으로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최 본부장은 “금융상품 투자부터 연금 투자, 선물 등 이미 많은 기능을 갖고 있어 이를 앱 하나로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기능을 세분화하고 기능에 맞게 앱을 추천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미니스탁과 모이다를 분리해 내놓았다. 미니스탁은 해외주식을 소수점으로 나눠 1000원 단위로 거래하는 해외주식 투자를 지원한다. 모이다는 올해부터 본격화된 마이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패턴 분석 등을 제공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이다. 다양하게 앱을 나누고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발전시켜 앞선 플랫폼들에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기능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 영입에도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플랫폼 본부는 50명이 넘는 외부 인력을 충원했다. 올해도 80명가량을 추가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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