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서학개미)들이 이달들어 초고위험 투자 상품인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장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더 공격적인 투자로 손실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이 계속 조정을 받으면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손실은 커져가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월 들어 지난 18일까지 서학개미가 테슬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로 나타났다. 이는 나스닥100 지수가 1% 하락하면 3% 손실이 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TQQQ는 지난해 약 96% 오르면서 서학개미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종목이다. 서학개미는 올해도 미국 기술 성장주가 상승할 것에 높은 베팅을 하고 있지만 1월에 이어 손실만 키워가고 있다. 지난 1월에 서학개미는 TQQQ를 5억8851만달러를 순매수하면서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수익률은 -25.7%를 기록했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를 8번째(7747만달러)로 많이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브로드컴, 엔비디아,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을 담고 있다.
미국장이 좋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은 애플, 테슬라 등 미국 우량주 위주였다. 당시 ‘TQQQ’ 순매수 규모는 6039만달러에 불과했다. 최근 3배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어난 것은 미국장의 반등을 기대하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안 좋으면 투자자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레버리지 ETF는 기존 ETF보다 운용 수수료도 높고, 변동성 장세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도 힘들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들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매우 부진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하락해야 수익이 난다.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손실만 커진다. 가령 지수가 3% 하락한 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기준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3% 넘게 올라야 한다.
2월 들어 지난 18일까지 ‘TQQQ’ 수익률은 -18.4%다. 서학개미가 10번째로 많이 사들인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QQQ ETF(QQQ)’ 수익률(-5.9%)보다 3배 넘게 하락했다. ‘SOXL’ 역시 수익률은 -11.1%다. 해당기간 국내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KODEX 200’ ETF 수익률은 2.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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