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윤리적 책임 의식이 높아지면서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테이티스타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약 36%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먹는 것에서 바르는 것까지 비건 트렌드의 스펙트럼이 확장되자 다양한 비건 뷰티 브랜드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브랜드 역시 앞다퉈 비건 라인을 선보이는 추세다. 향수도 예외는 아니다. 비건 트렌드 대열에 합류한 향수는 조용하고 천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건 향수는 니치 향수에 많이 사용하는 사향 같은 동물 유래 성분을 함유하지 않으며 패키지도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향수 썽봉과 최근 한국에 상륙한 오르메가 대표적인 사례. 썽봉은 친환경 비건 향수 브랜드로 100% 자연 유래 원료만을 사용하며 다회용 보틀과 재활용 포장을 고수한다. 썽봉을 한국에 소개한 제이미코리아 오진섭 대표는 “고가 향수를 사용해도 인공 향 때문에 두통이 생기곤 했다”며 “썽봉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 호르몬 교란 물질, 발암 물질 등을 화학자가 모두 제거한 후 조향사가 조향 작업을 한다. 또 향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코올 역시 유기농 밀 알코올을 사용해 피부나 호흡기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브랜드 신념에 따라 일찍이 비건 향수를 선보인 샹테카이 홍보팀은 “비건 향수라고 해서 무조건 모든 피부에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샹테카이 퍼퓸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연 유래 성분만을 엄선해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세계적으로 식품 및 화장품 개발 목적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이 2012년 기준 5억여 마리에 이른다. 샹테카이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공정거래로 이뤄진 성분과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제품을 쓰는 건 환경에 꽤 이로운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1995년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브랜드 러쉬 또한 샹테카이의 의견에 동의한다. 러쉬 홍보팀은 “비건이란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동물에 대한 잔혹한 행위를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삶의 방식”이라며 “비건 향수 및 화장품을 선택한다면 효능과 안전성보다는 이 제품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했다. 덧붙여 비건 향수라고 해서 지속력이 약하지 않으며 향기가 단조로운 것도 아니니 안심할 것. 최근 출시한 비건 향수들은 자연 유래 성분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향기를 향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한 지속력을 원한다면 일반 향수와 마찬가지로 오 드 퍼퓸 타입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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