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재원마련 국채발행 크게 늘려
정부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 급증”… 단기외채비중 줄어 건전성은 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수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운용하면서 2년간 대외채무가 1500억 달러(약 179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외채무는 사상 처음 6000억 달러(약 715조 원)를 돌파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대외채무는 6285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외채무는 1년 전보다 836억 달러 늘었는데 단기외채와 장기외채가 전년 말보다 각각 69억 달러, 767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추경 등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고채 발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원화채권을 많이 사들이면서 정부의 부채성증권이 1년 전보다 234억 달러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외채 증가의 주요 원인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국내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등으로 장기외채가 늘어난 것”이라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금이 역대 최대로 유입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채성증권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정부 부채성증권의 증가 규모는 2020년(282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6년 연속 증가세다. 지난해 일반 정부는 물론 중앙은행(197억 달러), 예금취급기관(191억 달러), 기타부문(219억 달러) 등 모든 부문에서 대외채무가 증가한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외채건전성은 개선됐다. 외채건전성을 보여주는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6.4%로 같은 기간 2.8%포인트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말 단기외채 비율은 78.4%였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장기채권은 천천히 빠지고 단기채권은 빠르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외채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건전성 측면에서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대외채권도 1년 전보다 502억 달러 증가한 1조77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494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4억 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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